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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야구

미국에선 빠던(배트 플립) 금지?? "야구 좀 본다" 말하려면 알아야 하는 야구상식 - 1편

2020년 5월 5일 드디어 대한민국의 KBO 리그가 개막하여 2020년 전세계 야구 리그 중 최초로 경기가 열렸습니다.

 

 

아직 코로나 사태로 인해 메이저리그(MLB)가 열리지 못하는 미국의 스포츠채널 ESPN사가 KBO의 중계권을 사서 미국 전역에 송출하고 있는데요,

 

 

미국 MLB에서는 암묵적으로 금기시되고 있는 배트 플립, 일명 "빠던(빠따 던지기)"을 보며 신기해하는 모습이 야구팬으로서 재미있었습니다.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6/2020050690120.html

 

[포커스] 밤새서 K-야구 맛본 세계 팬들…"'빠던' 재밌네"

[앵커]어제 프로야구가 개막했는데, 사상 처음으로 미국에 생중계 됐습니다. 이른바 '빠던'이라고 하는.. 홈런을 친 뒤 방망이를 던지는..

news.tvchosun.com

보통 타자가 배트 플립을 하는 때는 자기가 친 타구가 담장을 넘어 홈런이 될 것임을 직감한 경우인데요,

 

(+ 배트 플립을 하며 보통 느릿느릿하게 뛰어갑니다. 홈런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를 투수에 대한 도발행위라 여겨 금기시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빈번하게 배트 플립을 하는 편입니다.

 

미국 야구팬들과 중계진이 한국 야구를 보며 놀랐던 이유는 MLB에서는 자칫 보복성 투구와 벤치클리어링까지 일어나는 계기가 되는 배트 플립을 아무렇지 않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간 저는 야구 입문자들이 쉽고 빠르게 야구를 접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야구 룰에 대해 포스팅을 써왔는데요,

 

이제는 룰 뿐만 아니라 배트 플립같이 야구 팬들 사이에 통용되는 암묵적인 공감대와 상식들에 대해서도 글을 남겨볼까 합니다.

 

야구에 입문하기 위해 야구 규칙에 대한 정보를 얻고싶은 분들은 다음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2020/04/22 - [일상] - 올해부터 나도 야구팬! 야구 관람 입문자를 위한 초간단 야구 규칙 - 생기초 편

2020/04/24 - [일상] - 올해부터 나도 야구팬! 야구 관람 입문자를 위한 초간단 야구 규칙 - 수비 편

2020/04/28 - [일상] - 올해부터 나도 야구팬! 야구 관람 입문자를 위한 초간단 야구 규칙 - 공격 편

2020/04/30 - [일상] - 올해부터 나도 야구팬! 야구 관람 입문자를 위한 초간단 야구 규칙 - 주루 편

 

 

[좌우놀이]

 

야구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략으로 "주 손이 반대이면 타자가, 같으면 투수가 유리하다"는 속설에 기반을 둔 작전입니다.

 

보통 왼손잡이 타자(좌타자)는 오른손잡이 투수(우완 투수)의 공을 각도 상으로 더욱 오래 지켜본 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좌타자는 우완에게 유리하고 우타자는 좌완에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야구는 언제든지 선수교체가 가능한데요, 위 얘기를 맹신하여 상대 타자가 좌타자면 무작정 좌완 투수를, 우타자가 나오면 무작정 우완 투수를 투입하려고 잘 던지고 있던 컨디션 최상의 투수를 내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전략을 펼치는 감독을 보고 으레 "좌우놀이"를 한다고 지칭합니다. 상대 선발투수가 우완이라고 타순을 전부 좌타자로 짜는 감독도 마찬가지입니다.

 

 

[5툴]

 

2000년대에 들어 세이버메트릭스가 유행하기 전까지 클래식 야구계에서 인정 받았던 선수의 5가지 능력치입니다. 물론 최근에도 인정 받는 능력치입니다.

 

타격(정확성), 장타력(파워), 수비(포구), 송구, 주루의 5가지 능력치를 5툴이라고 부르며, 5가지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를 "5툴 플레이어"라고 부릅니다. 한국 선수로는 MLB에서 활동한 추신수 선수가 대표적입니다.

 

좋은 용례는 아니지만, 응원하는 팀의 특정 선수가 발은 정말 빠르고 도루도 잘하지만 타격과 수비가 형편없는 경우 "저 선수는 주루 1툴이다"라고 자조적인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선발투수와 불펜투수]

 

선발투수는 경기가 시작하는 1회부터 공을 던지는 투수이고, 불펜투수는 선발투수의 뒤를 이어 9회까지 던지는 투수들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투수들이 경기를 뛰기 전에 몸을 푸는 장소가 "불펜(bullpen)"이기 때문에 유사시 몸을 풀고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중간투수와 마무리투수들은 불펜투수라는 별칭이 생겼습니다.

 

일반적으로 투수 쪽의 스타 선수들은 선발투수가 많습니다. 컨디션이 좋아 흔히 "긁히는 날"의 선발투수는 혼자서 길게는 7~8회, 혹은 아예 9회까지 혼자 던져서 상대 팀의 득점을 꽁꽁 틀어막는게 가능합니다. 9회까지 혼자 던겨 상대 팀을 0점으로 막아내고 이기는 것을 "완봉", 0점은 아니지만 혼자서 9회까지 틀어막는 것을 "완투"라고 합니다.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혼자 9회까지 0점으로 막아내면 "노히트 노런", 볼넷과 수비실책까지도 없이 9회까지 0점으로 막아내는 것은 "퍼펙트 게임"이라고 합니다. 한국 출신의 유명한 선발투수는 현재 MLB에서 활동하고 있는 류현진과 김광현 선수가 있습니다.

 

(참고로 선발투수는 팀이 리드한 상태로 5회 이상 던지고 내려오면, 팀이 그 후에 동점/역전을 내주지 않는 이상 "승리 투수"가 됩니다.)

 

 

다만 불펜투수, 특히 9회 마지막을 책임지는 "마무리 투수" 혹은 "클로저(closer)"도 제법 스타 선수들이 나오는 편입니다. 구위(공의 위력)가 대단히 좋거나 공의 무브먼트가 지저분하지만 선발투수처럼 많은 이닝을 던질 지구력이 되지 않는 투수들은 마지막 9회를 책임지는 마무리 투수로 많이 활약합니다. 특히 KBO 리그는 잘 던지는 불펜 투수들이 많지 않아서 역전 명경기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확실한 마무리 투수는 감독의 시즌 구상에 큰 자산이 됩니다. 구위가 좋은 마무리 투수로는 오승환 선수, 무브먼트가 지저분한 마무리 투수는 정대현 선수가 유명합니다.

 

(불펜 투수는 팀이 리드하고 있을 때 나와서 리드한 상태 그대로 다음 투수에게 넘겨주면 "홀드", 리드한 상태 그대로 9회까지 끝내면 "세이브, 팀이 지고 있을때 나와서 던지다가 팀이 역전하면 "승리 투수"가 됩니다.)

 

 

글이 배트 플립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야구 설명충 글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적당한 설명과 재밌는 상식들로 찾아뵙는 시리즈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